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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 (39)
해피 어게인 리뷰 (J.K. 시몬스, 상실, 치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슬픔을 꾹꾹 눌러 담은 채 살아가는 것이 '강함'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2017년 개봉한 커트 보엘커 감독의 은 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를 조용하고 따뜻하게 증명해 보이는 영화입니다.J.K. 시몬스가 그려낸 상실의 무게에서 공포의 폭군 교수를 연기했던 J.K. 시몬스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의 그가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겁니다. 아내를 병으로 잃고 텅 비어버린 수학교사 빌. 그는 고통을 피해 아들 웨스와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결정합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화려한 장면이 아니라 J.K. 시몬스의 눈빛이었습니다. 일상을 유지하는 척 수업을 하고 동료 교사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의 눈 어딘가에는 늘 안개가 깔려..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08:29
드리머 리뷰 (소냐도르, 다코타 패닝, 브리더스컵)

다리가 부러진 경주마는 안락사가 원칙입니다. 스포츠 의학계에서도 캐논본(cannon bone), 즉 말의 앞다리 제3중수골 골절은 체중 부하 구조상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정설이었습니다. 저도 그 상식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드리머(Dreamer, 2005)'는 그 상식 자체를 정면으로 걷어차 버립니다. 처음엔 "설마 이게 실화 기반이라고?" 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부러진 다리와 부러진 가족, 소냐도르가 품은 은유영화는 켄터키 렉싱턴의 한 경마 농장에서 시작됩니다. 조련사 벤 콜은 뛰어난 감각을 가졌지만, 마주(馬主) 팔머의 지시를 묵묵히 따르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마주란 경주마의 소유권자를 뜻하며, 실제 경마 산업에서는 조련사보다 훨씬 ..

카테고리 없음 2026. 8. 30. 15:50
킷 킷트릿지 리뷰 (대공황, 편견, 연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려고 골랐던 영화에서 제가 먼저 무너졌으니까요. 은 1930년대 대공황이라는 시대적 배경 위에서, 열 살 소녀가 펜 하나로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아이 영화라고 얕잡아 봤다가, 정작 스크린 속 어른들이 저와 너무 닮아있다는 걸 깨닫고 적잖이 부끄러워졌습니다.대공황이 무너뜨린 것들 — 집, 일자리, 그리고 사람 사이의 신뢰1934년 미국. 영화는 그 시대를 배경 설명으로 시작하는 대신, 킷의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고 집이 압류 위기에 처하는 장면으로 곧장 뛰어듭니다. 가족들은 살던 집을 하숙집으로 내놓기로 결정하고, 낯선 세입자들이 하나둘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죠.여기서 영화가 공들여 묘사하는 건 '호보(Hobo)'라는 존재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8. 29. 12:57
위시 유 웰 리뷰 (자연치유, 성장서사, 부모반성)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한 가족 영화라는 말만 듣고 틀었다가, 화면 속 버지니아 산골 풍경 앞에서 제 과거가 그대로 들켜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은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쓰러진 12살 소녀 루가 버지니아주 시골 농장의 증조할머니 루이자 밑에서 상실을 딛고 일어서는 이야기입니다. 두 시간 남짓, 저는 영화보다 제 아이의 흙 묻은 얼굴을 더 많이 떠올렸습니다.자연치유 — 흙 한 줌이 비싼 상담보다 빠를 때가 있습니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아이의 상처를 돈으로 덮으려 하면 할수록 아이는 더 깊숙이 숨어버립니다. 당시 저는 40대 가장으로서 아이가 전학 후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자 고가의 심리 상담 센터를 끊어주고, 평소 원하던 최신형 게임기를 안겨주고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8. 09:06
영화 세 가지 소망 (힐링무비, 이방인, 기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판타지 요소가 섞인 가족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설픈 마법이 오히려 감동을 희석시킨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세 가지 소망(Three Wishes, 1995)》을 보고 난 뒤, 제가 그 편견을 완전히 내려놓게 됐습니다. 1950년대 미국 소도시를 배경으로,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홀어머니 진과 두 아들 앞에 나타난 떠돌이 잭의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특수효과 하나 없이, 이 영화는 제 마음속 어딘가를 정확히 건드렸습니다.힐링무비라는 장르, 제가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힐링무비(healing movie)란, 단순히 기분 좋게 끝나는 영화가 아닙니다. 여기서 힐링무비란 관객이 극 중 인물의 상처와 회복 과정을 경험하며, 자신의 감정적 결핍이나 두려움을 간접적..

카테고리 없음 2026. 8. 22. 15:16
리틀 보이 영화 리뷰 (믿음, 우정, 기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기적'이라는 단어를 꽤 가볍게 쓰고 있었습니다. 그냥 좋은 일이 생기면 "기적 같다"고 했고, 그게 전부였죠. 그런데 여덟 살 소년 페퍼가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선행 목록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기적이란 게 어쩌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 결말까지 담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겨자씨만 한 믿음이 만들어낸 기적의 실체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미국의 작은 해안 마을 오해어입니다. 또래보다 유독 키가 작아 '리틀 보이'라는 놀림을 달고 사는 여덟 살 페퍼에게, 아버지 제임스는 그야말로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둘은 상상 속 모험을 함께 나누는 진짜 파트너였고, 페퍼는 아버..

카테고리 없음 2026. 8. 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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