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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 (39)
행운을 돌려줘 영화 리뷰 (행운아, 불운 성장, 풋풋함, 은박지투구)

운이 좋은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온몸이 흠뻑 젖은 채 현관 앞에 섰던 어느 최악의 저녁, 그 믿음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03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행운을 돌려줘'는 바로 그 질문을 유쾌하게 정면으로 건드립니다.뉴욕 최고의 행운아, 그리고 그 반대편의 남자애슐리 알브라이트는 뉴욕에서 손꼽히는 행운아입니다. 길을 나서면 비가 그치고, 손을 뻗으면 택시가 대기 중이며, 긁는 복권마다 당첨됩니다. 이른바 '럭키 걸(Lucky Girl)'의 전형입니다. 반면 제이크는 걸을 때마다 진흙탕을 밟고, 속옷이 찢어지는 것이 일상인 불운의 아이콘입니다.이 영화의 장르는 스크루볼 코미디(Screwball Comedy)에 가깝습니다. 스크루볼 코미디란 주인공들이 황당한 상황에..

카테고리 없음 2026. 5. 26. 09:23
영화 스핏파이어 그릴 리뷰 (전과자, 공동체, 치유)

비밀 하나를 혼자 껴안고 버틴 적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것도 꽤 오래.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야 그 무게가 사실은 혼자 들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1996년 작 영화 스핏파이어 그릴은 출소 후 작은 마을 식당에 흘러든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와 비밀을 숨긴 채 살아가는 모든 어른들에게 조용하지만 묵직한 위로를 건넵니다.전과자라는 낙인, 그리고 비밀의 무게퍼시는 5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가석방으로 출소해 길리앗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합니다. 전과자라는 낙인, 즉 사회적 스티그마(stigma)를 안고 있는 그녀에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냉랭합니다. 여기서 스티그마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사회가 부여하는 부정적 낙인을 의미하는데, 한 번 찍히면 당사자의 행동이나 ..

카테고리 없음 2026. 5. 25. 20:50
영화 걸어도 걸어도 리뷰 (서사구조, 통제, 40대, 인정)

가족 영화는 보고 나면 따뜻해진다고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저는 를 보고 나서 오히려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서늘함이, 어떤 감동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탄생시킨 이 영화는, 가족이란 단어에 우리가 품고 있는 환상을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찌릅니다.신파 없이도 가슴을 찌르는 서사 구조일반적으로 가족 영화라고 하면 극적인 화해 장면이나 눈물을 쏟아내는 절정부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런 영화들은 극장 밖을 나서는 순간 급속도로 증발합니다. 는 다릅니다. 이 영화에는 오열 신도 없고 감동적인 화해 장면도 없습니다. 그저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계단을 오르내릴 뿐입니다.영화의 서사는 10년 전 물에 ..

카테고리 없음 2026. 5. 24. 16:13
영화 코다 리뷰 (코다 가족, 부모 사랑, 독립 성장)

아이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 푹 빠져 있을 때, 부모로서 처음 드는 감정은 솔직히 말해 불안입니다. "저게 뭔 도움이 되나?" 싶은 마음이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제가 아이에게 얼마나 좁은 세상을 강요하고 있었는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코다 가족이 사는 세상 — 소리가 없어도 채워지는 것들영화 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 비장애인 막내딸 루비로 이루어진 어촌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CODA(코다)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자로, 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를 뜻하는 심리·복지 분야 전문 용어입니다.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새벽부터 시작되는 어업 현장에서 통역을 맡고, 방송..

카테고리 없음 2026. 5. 23. 13:51
영화 남은 인생 10년 (캠코더, 파자마댄스, 시한부)

시한부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먼저 나온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보다 피식거리는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죽음을 선고받은 스무 살 여자가 선택한 것이 상담도, 절망도 아니라 작은 캠코더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저는 얼마 전 우리 집 거실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하나가 떠올라 혼자 낄낄대고 말았습니다.캠코더를 든 여자의 이상한 용기스무 살의 마츠리는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딱 10년이라는 선고를 받습니다. 보통의 시한부 주인공이라면 여기서 오열하거나, 병실 침대에 누워 삶을 원망하거나, 남은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하겠죠. 그런데 마츠리는 달랐습니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캠코더를 사는 것이었습니다.그 렌즈 너머로 담기는 것들이 압권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5. 14. 11:41
파도가 지나간 자리 영화 리뷰 (완벽한 섬, 죄책감, 용서)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제가 좋은 아빠라고 믿었습니다. 집 안에서 웃음이 끊기지 않도록, 아이들 귀에 나쁜 소식 한 조각도 들어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막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믿음을 바닥부터 흔들어놓았습니다.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의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원제 The Light Between Oceans입니다.완벽한 섬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영화의 배경은 1920년대 호주 남쪽 끝, 야누스라는 이름의 외딴섬입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이곳 등대지기로 부임한 톰은 이자벨과 사랑에 빠지고, 두 번의 유산이라는 깊은 슬픔을 함께 겪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남자와 살아있는 아기가 실린 보트가 해안으로 떠밀려옵니다. 이자벨은 그 아기를 자신의 친딸 루시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세상에 알려야..

카테고리 없음 2026. 5. 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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