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우는 낯선 아이 앞에서, 모른 척 지나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그것도 제 아이 손을 끌며 "저 애는 직원이 알아서 찾아줄 거야"라고 말하면서요. 1998년 브라질 영화 을 처음 봤을 때,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냉소가 얼마나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지, 이 영화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아주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보여줍니다.영화 속 팩트: 편지를 버리는 여자와 아버지를 찾는 소년제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충격받은 장면은, 도라가 사람들의 편지를 서랍 속에 쌓아두거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중앙역에서 문맹자들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도라는, 그 편지들을 단 한 통도 부치지 않습니다. 사람..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자신의 꿈이 아니라 '남겨질 사람들'이라면, 그건 비극일까요 아니면 사랑일까요. 이자벨 코이셋 감독의 은 그 질문에 조용하고도 묵직하게 답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오랫동안 외면해 온 제 자신의 어리석음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습니다.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울지 않는 여자보통 시한부 영화를 생각하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까. 병실에서 오열하는 장면, 가족을 부둥켜안고 통곡하는 장면, 세상을 원망하는 장면. 그런데 의 주인공 앤은 다릅니다. 초음파 검사 결과를 들으러 혼자 병원을 찾은 그녀는 의사에게 두 달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남편에게 전화를 넣지 않습니다. 그냥, 혼자 걸어 나옵니다.23살의 앤은 트레일러하우스에서 남편과 두 딸을 키우며 대..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기적'이라는 단어를 꽤 가볍게 쓰고 있었습니다. 그냥 좋은 일이 생기면 "기적 같다"고 했고, 그게 전부였죠. 그런데 여덟 살 소년 페퍼가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선행 목록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기적이란 게 어쩌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 결말까지 담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겨자씨만 한 믿음이 만들어낸 기적의 실체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미국의 작은 해안 마을 오해어입니다. 또래보다 유독 키가 작아 '리틀 보이'라는 놀림을 달고 사는 여덟 살 페퍼에게, 아버지 제임스는 그야말로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둘은 상상 속 모험을 함께 나누는 진짜 파트너였고, 페퍼는 아버..
아이 학교 알뜰 시장에서 저는 아이에게 "빨리빨리 좋은 말만 딱 해서 넘겨!"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그런데 그날 정작 손님의 지갑을 연 건 제가 아니라, 더듬거리며 장난감의 흠집까지 솔직하게 설명하던 아이였습니다. 그 기억이 있었기에, 뇌성마비를 가진 방문 판매원 빌 포터의 실화를 담은 영화 는 제 가슴을 유독 세게 두드렸습니다.직업정신: 굽은 등이 증명한 진짜 프로의 조건빌 포터는 뇌성마비(Cerebral Palsy)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여기서 뇌성마비란 출생 전후 뇌 손상으로 인해 운동 기능과 근육 조절에 영구적인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빌의 경우 오른쪽 반신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발음 또한 어눌합니다. 방문 판매원(Door-to-Door Salesman)으로서는 치명적인 조건입니다. 실제로 와킨..
2003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청년 제임스 로버트 케네디는 풋볼팀의 명예 감독이 되기까지 26년을 한 학교와 함께 삽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저는 솔직히 "그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건 그 이야기가 아니라 그동안 제가 살아온 방식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배경: 실화가 더 무거운 이유영화 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앤더슨의 실존 인물 제임스 로버트 케네디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그는 낡은 쇼핑 카트를 끌고 동네를 누비던 28세 청년으로, 지역 풋볼팀 T.L. 하나 고등학교와 인연을 맺은 뒤 수십 년간 팀의 일원으로 살아갑니다. 스포츠 사회학(Sports Sociology) 연구에서는 이런 사례를 '포용적..
저도 처음엔 그냥 '눈물 한 번 쏙 빼는 강아지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스크린 속 윌리의 아버지가 제 얼굴이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 개봉작 은 194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외롭고 내성적인 소년 윌리가 강아지 스킵과 함께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단순한 성장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아이를 향한 제 잘못된 훈육 방식을 고스란히 마주했습니다.무조건적 사랑 — 스킵이 윌리에게 가르쳐준 것윌리는 운동도 못하고 체구도 작아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늘 겉도는 소년입니다. 상이군인 출신인 아버지 잭(케빈 베이컨 분)은 그런 아들을 볼 때마다 혀를 찹니다. "사내자식이 약해 빠져서 쓰겠냐"는 말은 제가 실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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