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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7)
스윗 랜드 리뷰 (침묵의 사랑, 흙투성이 연대, 행복의 진짜 의미)

사랑을 증명하는 데 정말 서류 한 장이 필요할까요? 1920년대 미네소타, 언어도 통하지 않고 혼인 서류도 없이 단 한 장의 사진만 믿고 낯선 땅에 도착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를 보다가, 저는 그만 40대 가장으로서 제가 얼마나 껍데기에 집착하며 살아왔는지를 들킨 것 같아 뜨끔해버렸습니다.침묵의 사랑 — 말 한마디 없이도 단단해지는 것영화 속 잉게와 올라프 사이에는 초반에 대화다운 대화가 거의 없습니다. 잉게는 독일어만 하고, 올라프는 노르웨이계 영어를 쓰죠. 이른바 언어적 장벽(language barrier), 즉 두 사람이 서로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언어적 장벽이란 단순히 단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의도 자체가 전달되지 않는 단절 상태를 말합니다.그런데 이..

카테고리 없음 2026. 7. 12. 14:54
영화 스틸 라이프 후기 (생색내기, 무연고 장례, 헌신)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스스로가 꽤 괜찮은 아빠이자 남편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집안일도 도맡아 하는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믿음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2013년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수상한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는, 조용하고 느리지만 보고 나면 가슴 어딘가가 오래도록 묵직하게 남는 영화입니다.생색내기: 저는 가족에게 청구서를 들이밀던 어른이었습니다당시 40대 가장이었던 저는,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마다 반드시 인정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말에 청소기를 돌리고 나면 아내에게 "나 진짜 고생했지?"라며 확인을 요구했고, 아이들한테 장난감을 사준 날에는 "아빠가 뼈 빠지게 일해서 사준 거 알지?"라는 말을..

카테고리 없음 2026. 6. 27. 13:45
영화 오베라는 남자 리뷰 (번아웃, 공동체, 깐깐한 아빠)

저도 처음엔 이 영화가 그냥 까칠한 노인의 성장 코미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화면 속 오베의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제 얼굴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내를 잃고 직장마저 잃은 한 남자가 삶을 포기하려다 이웃들에게 번번이 방해받는 이야기, 그게 저한테는 꽤 뼈아픈 거울이었습니다.번아웃이라는 진짜 이름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의 오베는 그냥 민폐 주민처럼 보입니다. 아침마다 동네를 돌며 자전거가 비뚤게 세워져 있으면 직접 치워버리고, 외부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오면 달려가 삿대질을 해댑니다. 처음 볼 때는 '저런 이웃이 있으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그런데 저는 한때 제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는 걸 이 영화를 보며 다시 깨달았습..

카테고리 없음 2026. 6. 20. 10:16
사막에서 연어낚시 영화 리뷰 (불가능한 믿음, 수박씨 소동, 기적의 의미)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시작하는 사람을 보면, 솔직히 처음엔 답답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그 결말이 생각보다 자주 우리 예상을 비껴간다는 것입니다. 영화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그 불편한 진실을 잔잔하게, 그러나 꽤 세게 찌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작년 여름 베란다에서 벌였던 한 소동이 떠올라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과학자의 확신과 왕자의 믿음 사이영국 농림부 소속 수산학자 알프레드 존스 박사는 예멘 사막에서 연어 낚시를 하겠다는 셰이크 무함마드의 프로젝트를 처음 접하자마자 단칼에 거절합니다. 그의 반응은 충분히 납득할 만했습니다. 어류학(魚類學), 즉 어류의 생태와 서식 환경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연어는 수온 섭씨 6~14도의 냉수성 어종입니다. 여기..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10:20
영화 카모메 식당 리뷰 (텅 빈 식당, 위로의 기술, 배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예약이 취소된 그날 저녁, 거실 바닥에 둘러앉아 엉망진창 주먹밥을 뭉치던 제 가족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으니까요. 영화 한 편이 그 기억을 다시 꺼내주었습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천천히 익어가는 것들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영화, 카모메 식당입니다.텅 빈 식당이 왜 문을 닫지 않았을까저도 처음엔 이 영화의 설정이 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픈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손님이 한 명도 없는데, 주인공 사치에는 왜 불안해하지 않는 걸까. 보통은 이쯤 되면 메뉴를 바꾸거나 SNS 마케팅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그냥 문을 닫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상 아닐까요.그런데 사치에는 다릅니다. 그녀는 매일 쌀을 씻고 물을 맞추고 밥이 완성되기를 기다립니다. 이 장면이..

카테고리 없음 2026. 6. 13. 14:55
영화 프라이즈 위너 해석 (노동이라는 착각, 명랑함, 창의력)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가정을 지키는 힘이 '돈을 벌어오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를, 영화 한 편과 어느 금요일 저녁의 부끄러운 기억이 동시에 깨우쳐 주었습니다. 궁핍한 살림에 열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경품 징글(광고용 짧은 운율 문구)로 가족을 구해낸 한 여성의 이야기가, 제 안의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돈을 버는 것만이 노동이라는 착각일반적으로 '가계를 부양하는 노동'이라 하면 바깥에서 임금을 받는 행위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영화 속 에블린 라이언은 남편 켈리가 술에 취해 월급을 탕진하고 집안 살림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악을 쓰며 싸우는 대신 타자기 앞에 앉습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4. 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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