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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12)
영화 맨 오브 오너 리뷰 (흑인 소년, 잠수복, 에너지드링크)

퇴근 후 쓰러지듯 소파에 앉아 "이제 진짜 한계다"는 생각이 드는 날, 저는 종종 영화 한 편을 틀어놓습니다. 그날 틀었던 게 바로 맨 오브 오너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네이버 평점 9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감동 실화 영화는 뻔하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작품만큼은 전혀 달랐습니다.한 흑인 소년이 바다 밑바닥을 꿈꾸기까지1950년대 미국 켄터키 농촌. 소작농(sharecropper)의 아들로 태어난 칼 브레이셔는 빚에 짓눌린 아버지가 밭을 갈던 모습을 눈에 새기며 자랐습니다. 여기서 소작농이란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수확물의 일부를 지주에게 바치는 형태의 농업 노동자를 말합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그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건 낡은 라디오 한 대..

카테고리 없음 2026. 5. 16. 15:22
영화 남은 인생 10년 (캠코더, 파자마댄스, 시한부)

시한부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먼저 나온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보다 피식거리는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죽음을 선고받은 스무 살 여자가 선택한 것이 상담도, 절망도 아니라 작은 캠코더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저는 얼마 전 우리 집 거실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하나가 떠올라 혼자 낄낄대고 말았습니다.캠코더를 든 여자의 이상한 용기스무 살의 마츠리는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딱 10년이라는 선고를 받습니다. 보통의 시한부 주인공이라면 여기서 오열하거나, 병실 침대에 누워 삶을 원망하거나, 남은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하겠죠. 그런데 마츠리는 달랐습니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캠코더를 사는 것이었습니다.그 렌즈 너머로 담기는 것들이 압권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5. 14. 11:41
영화 레이버 데이 리뷰 (노동의 치유, 치유의 감각, 아버지)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탈옥수가 등장하면 당연히 공포와 폭력이 따라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프랭크는 제 그 예상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한참 뒤, 저는 소파에 앉아 '나는 과연 집에서 어떤 사람이었나'를 뼈아프게 되돌아보았습니다.고장 난 집을 고치는 남자, 그 노동이 치유가 되다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를 진짜로 보살핀다는 것이, 돈을 건네주는 일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를요.영화 레이버 데이(Labor Day, 2013)는 Jason Reitman 감독이 Joyce Maynard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남편이 떠난 후 극심한 광장공포증(Agoraphobia)에 시달리는 싱글맘 아델과 그녀를 애어른처럼 돌보는 1..

카테고리 없음 2026. 5. 11. 21:54
영화 아버지의 황혼 리뷰 (돌봄의 방식, 스니커즈, 샌드위치 세대)

"노인은 환자가 아니라 인간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저는 백화점 신발 매장에서, 그리고 영화 한 편을 통해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1994년 작 영화 아버지의 황혼은 늙은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아들의 시선으로 따뜻하고도 날카롭게 짚어 냅니다. 보고 나면 바로 부모님께 전화를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환자냐 인간이냐, 돌봄의 방식이 생사를 가른다영화의 핵심 축은 단순합니다. 어머니의 심장마비 소식에 고향 LA로 달려온 성공한 경영자 아들 존이, 평생 아내에게 의존해 살던 노인 아버지 제이크를 홀로 돌보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 존의 접근법은 제가 아버지를 대하던 방식과 판박이였습니다. 투약 시간표를 붙이고, 동선을 제한하고, 위험하지 않은 것만 허용하는 방식. 철저히 신체 기능을 유지시키는 데 초점..

카테고리 없음 2026. 5. 9. 13:45
영화 안녕하세요 리뷰 (죽음의 공간, 연대, 거울, 평범한 아침)

죽고 싶은 19살 소녀가 죽음을 배우러 들어간 곳에서, 오히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영화 는 바로 이 역설 하나로 관객의 가슴을 정확히 찌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아침마다 습관처럼 뱉어왔던 불평 한 마디가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죽음의 공간에서 삶을 역설하다호스피스(Hospice)란 완치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에게 의학적 치료보다 통증 완화와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며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완화의료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잘 죽을 수 있도록 돕는 곳'인데, 이 영화는 그 공간을 오히려 '가장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의 학교'로 뒤집어 보여줍니다.보육원 출신으로 세상의 온기를 한 번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주인공 수미는 "죽는 법을 알려달라"는 말을 내뱉으며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섭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5. 8. 13:04
영화 이츠 카인드 오브 어 퍼니 스토리 (성공 강박, 번아웃, 치유)

솔직히 저는 40대가 되면 불안이 좀 가라앉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어느 날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식은땀이 쏟아지는 걸 느끼며, 저는 회사 대신 역 근처 내과로 도망쳤습니다. 수액 링거를 꽂고 누워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만들어낸 공포에 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는 것을.성공 강박이라는 이름의 함정영화 이츠 카인드 오브 어 퍼니 스토리의 주인공 크레이그는 16살 소년입니다. 명문 고등학교, 완벽한 대학, 성공적인 취업으로 이어지는 '성공 트랙'에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인생이 끝장난다는 압박감을 안고 삽니다. 결국 자살 충동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정신과 응급실을 찾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크레이그의 우울에 딱히 거..

카테고리 없음 2026. 5. 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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