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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칠드런 액트 리뷰 (이성의 한계, 판사복, 정서적 연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를 괜찮은 아버지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법복을 입고 차갑게 돌아서는 피오나의 뒷모습이 화면에 잡히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소파에 앉아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뼈아팠던 건, 그 뒷모습이 40대 가장인 제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기 때문입니다.이성의 한계 — 옳은 판결이 영혼을 구원하지 못할 때영화 칠드런 액트의 핵심 법리는 아동법(Children Act 1989)에 기반합니다. 아동법이란 아동의 복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법원이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 영국 법률로, 부모의 종교적 신념보다 아이의 생명권이 우선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판사 피오나는 이 원칙에 따라 백혈병 소년 아담에게 강제 수혈을 명하는 판결을 내립니다. 법리적으로는 완벽..

카테고리 없음 2026. 4. 27. 21:28
영화 리멤버 타이탄 리뷰 (삽겹살, 갈등의 본질, 리더십, 원팀)

팀장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썼던 카드가 뭔지 아십니까. 회식이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 냉기류가 흐를 때마다 저는 어느새 핸드폰을 집어 들고 고깃집을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리멤버 타이탄은 그 습관이 얼마나 비겁한 도피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입니다.삼겹살로 덮을 수 없었던 것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포츠 영화를 틀었는데 제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1971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흑백 분리주의(Racial Segregation)가 일상이던 이 도시에서, 백인 학교와 흑인 학교가 강제 통합되어 T.C. 윌리엄스 고등학교가 탄생합니다. 여기서 흑백 분리주의란 피부색에 따라 학교, 식당, 화장실까지 법으로 분리했던 미국의 제도적 인종차별을 말합니다. 1964년 민권법(Civil ..

카테고리 없음 2026. 4. 26. 15:09
영화 프라이즈 위너 해석 (노동이라는 착각, 명랑함, 창의력)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가정을 지키는 힘이 '돈을 벌어오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를, 영화 한 편과 어느 금요일 저녁의 부끄러운 기억이 동시에 깨우쳐 주었습니다. 궁핍한 살림에 열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경품 징글(광고용 짧은 운율 문구)로 가족을 구해낸 한 여성의 이야기가, 제 안의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돈을 버는 것만이 노동이라는 착각일반적으로 '가계를 부양하는 노동'이라 하면 바깥에서 임금을 받는 행위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영화 속 에블린 라이언은 남편 켈리가 술에 취해 월급을 탕진하고 집안 살림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악을 쓰며 싸우는 대신 타자기 앞에 앉습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4. 25. 11:23
영화 아담 리뷰 (아스퍼거, 플라네타륨, 해피엔딩)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꽤 아팠습니다. 영화 아담(2009)은 바로 그 '서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주인공이 사랑을 통해 자신만의 닫힌 세계 밖으로 한 발짝 내딛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표현이 어색한 모든 사람에게 조용한 해방감을 선사합니다.아스퍼거 증후군, 그리고 서툰 사람들의 진짜 문제영화의 주인공 아담 레기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의 한 유형으로, 지적 능력과 언어 발달은 정상적이지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농담을 문자..

카테고리 없음 2026. 4. 24. 11:25
영화 신과 함께 가라 후기 (로드무비, 아카펠라, 계획표)

완벽한 계획을 세워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오히려 더 행복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독일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그 유쾌한 실패가 사실은 실패가 아니었다는 걸 새삼 확인했습니다. 수도사 세 명이 이탈리아로 걸어가는 이야기, 영화 신과 함께 가라입니다.300년 만에 세상으로 나온 수도사들의 로드무비저는 본래 여행을 갈 때면 시간 단위로 일정을 짜는 지독한 계획형 아빠입니다. 두 딸아이와 떠난 봄 여행에서도 역사박물관과 유적지 답사를 빽빽하게 넣어두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뒷좌석에서 "아빠, 저기 관람차 있어! 저기 가면 안 돼?"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계획에 없는 일이야"라고 선을 그었습니..

카테고리 없음 2026. 4. 23. 09:33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 리뷰 (일상탈출, 문화충돌, 대가족)

세련된 가족 파티를 망치는 가장 큰 적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가족 그 자체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난달 막내딸 생일날 예고 없이 들이닥친 양가 친척들을 떠올리며 낄낄거렸습니다. 로맨틱 코미디(Romantic Comedy) 장르 영화가 이렇게까지 현실 공감을 자극할 줄은 몰랐습니다.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는 법시카고에 사는 그리스계 미국인 툴라는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그녀의 문제는 단순히 지루함이 아닙니다. 자신감 부재, 부모의 기대, 그리고 꿈조차 스스로 포기해 버린 무기력함이 켜켜이 쌓여 있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부릅니다. 학습된 무기력이란 반복적인 실패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오래 노출..

카테고리 없음 2026. 4. 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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