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쓰러지듯 소파에 앉아 "이제 진짜 한계다"는 생각이 드는 날, 저는 종종 영화 한 편을 틀어놓습니다. 그날 틀었던 게 바로 맨 오브 오너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네이버 평점 9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감동 실화 영화는 뻔하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작품만큼은 전혀 달랐습니다.한 흑인 소년이 바다 밑바닥을 꿈꾸기까지1950년대 미국 켄터키 농촌. 소작농(sharecropper)의 아들로 태어난 칼 브레이셔는 빚에 짓눌린 아버지가 밭을 갈던 모습을 눈에 새기며 자랐습니다. 여기서 소작농이란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수확물의 일부를 지주에게 바치는 형태의 농업 노동자를 말합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그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건 낡은 라디오 한 대..
고독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막상 혼자가 되면 왜 그렇게 허전한 걸까요? 200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터키 영화 우작은 이 모순을 정면으로 들여다봅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화면 속 마무트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고독: 완벽한 고립이 만들어내는 역설마무트는 스스로 설계한 고독 속에서 삽니다. 아내와 이혼한 뒤 이스탄불의 아파트에 홀로 살며, 쥐덫을 놓고, 감정 없는 육체적 관계로 외로움을 메우는 사진작가입니다. 한때 예술가를 자처했지만 지금은 타일 사진을 찍으며 경제적으로는 풍족한 삶을 살고 있죠. 그의 일상은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지만, 그 질서의 이면에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냉기가 흐릅니다.제가 직접 이 냉기를 체험한 건 지난달 주말이었습니다. ..
시한부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먼저 나온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보다 피식거리는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죽음을 선고받은 스무 살 여자가 선택한 것이 상담도, 절망도 아니라 작은 캠코더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저는 얼마 전 우리 집 거실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 하나가 떠올라 혼자 낄낄대고 말았습니다.캠코더를 든 여자의 이상한 용기스무 살의 마츠리는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딱 10년이라는 선고를 받습니다. 보통의 시한부 주인공이라면 여기서 오열하거나, 병실 침대에 누워 삶을 원망하거나, 남은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하겠죠. 그런데 마츠리는 달랐습니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캠코더를 사는 것이었습니다.그 렌즈 너머로 담기는 것들이 압권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제가 좋은 아빠라고 믿었습니다. 집 안에서 웃음이 끊기지 않도록, 아이들 귀에 나쁜 소식 한 조각도 들어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막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믿음을 바닥부터 흔들어놓았습니다.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의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원제 The Light Between Oceans입니다.완벽한 섬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영화의 배경은 1920년대 호주 남쪽 끝, 야누스라는 이름의 외딴섬입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이곳 등대지기로 부임한 톰은 이자벨과 사랑에 빠지고, 두 번의 유산이라는 깊은 슬픔을 함께 겪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남자와 살아있는 아기가 실린 보트가 해안으로 떠밀려옵니다. 이자벨은 그 아기를 자신의 친딸 루시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세상에 알려야..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탈옥수가 등장하면 당연히 공포와 폭력이 따라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슈 브롤린이 연기한 프랭크는 제 그 예상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한참 뒤, 저는 소파에 앉아 '나는 과연 집에서 어떤 사람이었나'를 뼈아프게 되돌아보았습니다.고장 난 집을 고치는 남자, 그 노동이 치유가 되다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를 진짜로 보살핀다는 것이, 돈을 건네주는 일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를요.영화 레이버 데이(Labor Day, 2013)는 Jason Reitman 감독이 Joyce Maynard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남편이 떠난 후 극심한 광장공포증(Agoraphobia)에 시달리는 싱글맘 아델과 그녀를 애어른처럼 돌보는 1..
부모님이 차갑고 무심했다고 느끼는 분, 혹시 그 냉기가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을 끝내 배우지 못한 탓이었다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40대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것도 아버지의 낡은 서랍 하나를 열었다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서랍 속에 박제된 사랑 — 감정 억압과 부모 이해영화 윈터 패싱(Winter Passing)은 뉴욕에서 무명 배우로 떠돌던 리즈가, 출판사의 제안을 계기로 오랫동안 등진 아버지 돈 홀딘의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리즈의 목적은 단순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버지가 젊은 날 주고받았던 연애편지를 팔아 돈을 챙기는 것. 그러나 막상 고향 집에서 마주한 것은, 기억 속 차갑고 권위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차고 속에 틀어박혀 생을 겨우 이어가는 늙고 쇠약한 ..
- Total
- Today
- Yesterday
- 인간관계
- 편견극복
- 실화영화
- 일본영화
- 인종차별
- 40대공감
- 인생영화
- 육아철학
- 힐링영화
- 로드무비
- 영화 리뷰
- 애도
- 번아웃
- 성장영화
- 육아
- 일본영화추천
- 가족
- 영화 추천
- 영화추천
- 영화리뷰
- 넷플릭스 영화
- 독립영화
- 육아반성
- 감동영화
- 힐링 영화
- 힐링영화추천
- 결말포함
- 가족영화
- 부성애
- 가족의의미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
| 4 | 5 | 6 | 7 | 8 | 9 | 10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